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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와 七星(조선일보 조용헌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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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작성일18-11-19 11:55 조회7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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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목시계와 七星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

공직자의 스위스 고가 시계 사진을 보면서 시계란 무엇인가를 생각하였다. 하늘의 북두칠성을 손목 위에다가 올려놓은 것이 손목시계이다. 왜냐하면 북두칠성은 하늘에 매달려 있는 거대한 시계이기 때문이다. 북두칠성은 가만히 있지 않고 매일 돌아간다. 시곗바늘처럼 돌아가는 것이다. 국자 모양의 별 7개 가운데 국자 제일 앞에 있는 별이 추성(樞星)이다. 추기경(樞機卿)이라고 할 때의 '추' 자와 같다. 이 추성을 중심으로 해서 북두칠성이 원을 그리면서 돈다. 특히 국자의 손잡이 부분인 6번째와 7번째 별이 시곗바늘에 해당한다. 시침(時針)이라고 부른다.

시계가 없던 시절에는 이 칠성의 시침 방향을 보고 시간을 짐작했었다. 예를 들어 이 시침이 저녁 9시 방향을 가리키고 있으면 술시(戌時)라고 보았다. 밤이 더 깊어지면 이 시침이 12시 방향 쪽으로 움직인다. 새벽이 되면 이 시침이 또 이동하는 것이다. 고대의 유목민들은 밤하늘의 칠성을 보고 시간을 짐작하였다. 특히 밤에 이동하는 사막 문명권에서는 이 칠성의 중요성이 더 컸다고 여겨진다. '사막의 대상(隊商)들이 밤에 별을 보고 이동했던 때가 행복했었다'는 루카치의 말은 별 중에서도 북두칠성이 가장 핵심이었다고 본다.

시간에는 우주시(宇宙時), 역사시(歷史時), 인생시(人生時)가 있다. 우주가 지금 몇 시인가가 우주시이다. 역사가 지금 몇 시인가가 역사시이다. 내 인생이 지금 몇 시인가가 인생시이다. 시간을 아는 일이 중요하다. 몇 시인지를 모르면 철부지(不知) 아니던가! 우주시는 온난화에 접어들었고, 한국의 역사시는 남북관계시(時)에 접 어들었다. 내 인생시는 앞으로 나가야 하는 고(go)인가, 아니면 스톱(stop)인가.

사람이 죽으면 칠성판(板)에 얹어 놓는다. 시간을 다 썼으니까 시간의 신인 북두칠성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간을 충전해서 오라는 의미이다. '돌아가셨다'는 말은 칠성으로 돌아갔다는 뜻이다. 그 시간을 관장하는 북두칠성신을 손목에 묶어서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 손목시계라고 본다. 

출처 : 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8/20181118018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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