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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트피플이 되지 않으려면(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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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작성일17-04-28 14:41 조회1,0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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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보트피플이 되지 않으려면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예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일이다. 받아들일 수 없는 갑작스러운 죽음, 아무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던 슬픔 그리고 오랜 시간의 공허함. 비슷한 상황에서 사람들 대부분이 느꼈을 감정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화났던 것은 그 이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길거리 연인들은 여전히 서로에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고 있었고, 방송에선 새로운 맛집을 소개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사라졌지만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먼 훗날 나 자신이 사라지더라도 세상은 얄미울 정도로 잘 돌아갈 것이라는 사실이 가장 참기 어려웠다.

역시 우리는 화끈한 민족이기 때문일까? 지금 이 순간 그냥 전쟁도 아닌 핵전쟁을 두려워해야 하니 말이다.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아닌 다른 이들이 좌우한다는 사실.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가장 자유로운 대한민국이 역사상 최악의 독재 국가에 인질로 잡혀 있다는 현실.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두 눈 뜨고 바라보면서도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우리. 그리고 우리를 서글프게 하는 사실이 또 하나 있다. 어쩌면 대한민국이 역사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오늘, 또다시 봄은 오고 세상은 눈부실 정도로 다시 아름다워지고 있다.

북한군은 지난 2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창건 사상 최대 규모로 군종합동타격시위를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군종합동타격시위에 참가한 화력부대들의 타격훈련 모습. /연합뉴스
만약 대한민국이 사라진다면? 글로벌 언론사들을 몇 달 동안 떠들썩하다가 이내 새로운 뉴스에 관심을 돌릴 것이고, 뉴욕·런던·파리의 연인들은 대한민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도 사랑을 고백할 것이다. 한 나라가 사라지더라도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에겐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목숨 걸고 파도 치는 바다를 건널 우리 부모님 과 아이들은 마치 시리아 난민처럼 주변국 국민의 차별과 무시 아래 살게 될 테니까.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 보트피플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일본을 능가하는 최첨단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해봤다는 사실이 아무도 믿지 않을 전설이 되게 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이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26/20170426037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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